쌀로 만든 술 이야기의 첫번째 연재기획은 이마트의 프리미엄 막걸리 탐방입니다.
오늘 소개할 프리미엄 막걸리는 해창주조장의 해창막걸리입니다.

해창막걸리는 도수에 따라 네가지 버전이 있습니다. (6도, 9도, 12도, 18도)

그 중에서도 해창막걸리 18도는 프리미엄 막걸리를 넘어서 ‘막걸리계의 롤스로이스’를 표방하며 11만원이라는 ‘막걸리답지 않은’ 가격으로 출시되어 화제가 된 적이 있었죠. 향후에 기회가 되면 시음 후기를 올려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마실 것은 그 중 나름 프리미엄 라인(병당 1.5만원)인 12도 버전입니다.
일반 막걸리의 10배 정도로, 막걸리 중에서는 상당히 가격이 나가는 편입니다. 한창 잘 나가는 프리미엄 막걸리인 복순도가 막걸리보다 3천원 더 비싸네요.

먼저, 총평 및 정보 요약입니다.

 

해창막걸리 종합 리뷰

코멘트

  • 맛에 명확한 컨셉이 있고, 그 컨셉 안에서 감미료 없이 밸런스를 훌륭하게 잘 잡아냄.
  • 복합미는 적고, 향도 심플함. 그러나 알코올과 입자감으로 인해 심심하지 않은 술.
  • 외관과 다르게 모던하고 젊은 느낌

 

Rating

당 도 : 4
산 도 : 2.5
바디감 : 3.5
입자감 : 4
복합미 : 2
추천도 : 4.5
 

 

구매정보

  • 구입처 : 이마트
  • 가격 : 1.5만원
  • 용량 : 900ml
  • 도수 : 12%

 

추천 안주

낙지볶음, 아구찜, 돼지껍데기볶음 등

 

 

마시기 전 – 해창막걸리 정보

해창막걸리 12도 병

해창막걸리 12도 버전의 외관입니다.
구매할 때는 없었는데, 오래 두었더니 맑은 부분과 가라앉은 부분이 경계가 생겼네요.
맑은 부분의 비율이 상당히 적습니다. 걸쭉한 막걸리일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가운데 해창 글자 아래 무감미료인 것이 강조되어있습니다.
와인이나 맥주처럼 굳이 무감미료라고 별도로 표시하지 않아도 될만큼 무감미료가 당연하게 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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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창막걸리의 라벨입니다.
해창주조장은 1927년 일본인이 짓고 광복 이후에 한국인이 인수하여 지금에 이르렀다고 합니다.
자세한 정보를 해남군에서 올려두었네요.
http://haenam.grandculture.net/haenam/toc/GC07300837?search=E2/2

라벨 문구에 방문을 상당히 환영하는 분위기인 것 같으니 해남 부근에 들를 일이 있다면 한 번씩 찾아가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다른 방문 후기들을 보니, 정원을 예쁘게 꾸며둔 것 같습니다.

 

해창막걸리 원재료 라벨

제품의 정확한 이름은 ‘해창12도찹쌀생막걸리’입니다.
알코올도수 12도에 900ml 큰 용량이라서 일반막걸리 생각하고 마시면 취합니다.

원재료 목록은 아래와 같습니다.

해창막걸리 12도 원재료
– 원재료 : 정제수, 찹쌀(국내산), 멥쌀(국내산), 입국, 곡자

12도 버전에는 찹쌀과 멥쌀의 비율을 8:2로 했다고 합니다. 찹쌀이 이정도 비율이면 상당히 달콤하고 찰진 맛이 납니다.
합성감미료를 넣어 단 맛을 내는 대신 찹쌀을 넣은 것입니다. 가격에 이유가 있습니다.
(1만원 넘는 프리미엄 막걸리에 물엿, 설탕이나 합성감미료를 넣는 경우도 있으니 구입하실 때 살펴보는 것이 좋습니다.)

 

입국을 주로 넣고 곡자를 사용했네요. 간단하게 설명하면 입국은 쌀누룩, 곡자는 밀누룩입니다. 
현재 막걸리에 대부분 사용하는 입국은 일본식이니 쓰지 말아야된다거나 여러 논쟁도 있는데, 나중에 별도 포스팅에서 자세히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입국은 맛이 깔끔하고 누룩냄새, 꾸린내가 전통 누룩에 비해 덜 납니다.
요새 많이 나오는 깔끔하고 산뜻한 느낌의 막걸리는 입국을 사용한 막걸리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대신 맛이 단조로울 수 있기 때문에 이번 해창막걸리처럼 곡자 등 전통 누룩을 소량 사용해서 맛의 밸런스를 맞추는 경우가 많습니다.
(해창막걸리의 곡자는 송학곡자를 사용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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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따르니 보시다시피 상당히 걸쭉합니다.
숙성을 오래해서 15도로 나온 술에 12도로 도수를 맞춘 것이니 물첨가가 적었겠네요.

 

마시기 전에 먼저 향을 맡아보았습니다.
누룩취가 없습니다. 알코올의 향과 곡물 향이 구분짓기 어렵게 조화되어 올라옵니다.
향이 전체적으로 복잡하지 않고, 깔끔한 맛이 기대되는 향입니다.
향의 강도는 강하지 않은 편입니다. 향이 아쉬운 분들은 좀 더 실온에 오래 꺼내두고 드시면 좋겠습니다.

 

해창막걸리 시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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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아요. 깔끔해요. 그런데 입자감이 있습니다.

사진처럼 계속 잔여입자가 잔 한쪽에 쌓입니다. 그러면서도 입에 남는 잔여감은 적어요.
꽤 달콤한 편입니다. 삼킬 땐, 달아서 목구멍이 살짝 칼칼한 느낌으로 이어집니다.

그런데 인상적인 점이, 많이 단데 끈적한 느낌이 없다는 것입니다.
입자감은 있고 되직하기까지 한데도, 잔여감없고 끈적한 느낌없이 깔끔하게 넘어가는 편입니다.
탄산도 없다시피하게 적은데도 리치한 와중에 산뜻한 느낌이 있네요. 해창막걸리 12도 버전의 가장 특징적인 부분입니다.

산미는 중간 아래의 강도로 작지만 달콤함 아래에 분명히 느껴집니다.
향도 단순하고 깔끔합니다. 마셔보아도 누룩취가 없고 요거트같은, 사과향 같은 맑은 향이 납니다.

그리고 12도라는 도수가 입안에서 잘 실감되지 않습니다.
아무래도 단맛의 칼칼함이라고 느꼈던 그것이 알코올의 느낌과 어우러져서 못느끼게 되는 것 같네요.

맛의 구조감이 뛰어나진 않지만, 되직한 입자감과 알코올의 느낌이 달콤산뜻한 맛과 대조하여 바디감을 잘 형성하고 있습니다.
도수가 낮거나, 되직함이 없었다면 다소 심심하고 밍숭맹숭한 단물같은 막걸리가 되었을 것 같네요.
(해창막걸리의 6도 버전을 이전에 시음해본 적이 있는데, 그랬던 것 같기도 합니다.)

 

안주와의 매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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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첫번째 안주 매칭입니다.

먼저 돼지껍데기 볶음입니다. 몇 안되게 애용하는 레토르트 식품인데요.
평소 먹던 것보다 싼 게 있어서 사보았는데, 탱글하지 않고 상당히 흐물합니다..ㅠ
그런데 오히려 그것이 해창막걸리와의 궁합은 더 좋았습니다.

앞서 말한 것처럼 해창막걸리 12도 버전은 상당히 되직하고, 달콤하기 때문에 매콤하고 걸쭉 흐물한 안주랑 찰떡 궁합입니다.
다른 어울릴만한 안주는…낚지볶음. 아구찜정도가 떠오르네요. 칼칼하고 되직한 건더기들 한 입 먹고, 달콤하고 도수 높은 해창 막걸리 한 잔…판타스틱한 조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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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 안주 매칭입니다. 비비고 만두.

만두와의 조합은 그닥입니다..
술의 단맛이 너무 강조되어서 맛없는 술로 변신하고 맙니다.
그리고 만두도 너무 심심하게 느껴지고, 오히려 없던 잡내가 올라오는 느낌이네요.

중국식 왕만두나 고기호빵같은 거면 괜찮을 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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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번째 안주 매칭입니다. 순대는 따로 사진을 안찍었네요.

순대는 제가 와인이나 쌀술에 가장 자주 매칭해보는 안주 중에 하나입니다. 의외로 범용적이예요.
순대와의 조합도 크게 나쁘지는 않은 편입니다. 껍데기볶음과는 술이 안주를 살렸다면, 순대는 안주가 술맛을 살리는 느낌입니다.

그래도 아주 추천할 정도까지는 아닌 것 같습니다.

 

프리미엄 막걸리, 해창막걸리 12도 총평

  • 맛에 명확한 컨셉이 있고, 그 컨셉 안에서 감미료 없이 밸런스를 훌륭하게 잘 잡아냄.
  • 복합미는 적고, 향도 심플함. 그러나 알코올과 입자감으로 인해 심심하지 않은 술.
  • 외관과 다르게 모던하고 젊은 느낌

최근 인기 많은 복순도가나 느린마을 막걸리의 방향성과 닿은 트렌디한 맛인데, 라벨이 아저씨스러운 게 좀 아쉽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프리미엄 막걸리 선호도 조사 1위를 기록하는 것은 그 저력을 반증하는 것이겠죠.

특히 그 중에서도 12도는 되직함이 믹스되면서 시장성 뿐만 아니라 고유의 아이덴티티가 있는 술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만약에 평소 복순도가, 느린마을막걸리 등 가볍고 달콤한 술들이 입에 맞는데, 강렬한 안주랑 안맞는다 싶은 때에 해창막걸리 12도 버전을 매칭해보시는 것도 좋은 선택이 될 것 같습니다. 이마트에서 쉽게 구하실 수 있습니다.